구미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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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역에서 내려 선배의 차를 탔다. 금오산 순환 도로를 구미 시내를 차창으로 보았다.
벚꽃들이 간간이 날리고 연초록 잎의 개나리 길을 향해 늘어져 있었다.
채미정에 들러 길재 선생의 초상을 보며 사림의 붕당정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다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금오산을 오르며 피어난 꽃들에 대해 신화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금오 산성에서 잠시 쉬며 맑은 물에서 노는 아이들의 물장난을 보았다.
폭포에 이르자 잘게 부서진 물 입자들의 반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주고 마음에 휴식을 주었다. 사람이 있어 함께 할 수 있고 그 기억들을 쌓아갈 때 그리움 또한 진해진다.
산을 내려와서 낙지 전골을 먹으며 꺾어지는 햇살의 추락을 느꼈다.
계곡에서 내려온 물이 저수지에 막혀 있고 배를 타는 사람들의 풍경이 정겨워 보였다.
수면위로 길게 돌팔매질을 하면 가볍게 튀어 올라 작은 원을 만들다 시야에서 사라진다.
땅거미 깔리는 금오산을 빠져 나와 노래방에서 많은 노래를 불렀다. 부르다 지쳐 밖을 나오면 와락 안기는 어둠위로 희미한 별들.
오래된 육교를 건너 다시 구미 역에 섰다. 선배는 차표를 끊어주며 웃으며 가라하고 돌아섰다.
기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불빛 속의 그리움들. 살아있음에 아직 끝나지 않은 만남이 있고 유쾌한 즐거움이 있다. 혼자 가는 길이라도.
함께 할 수 있을 때 마음 열어 사랑하고 기억을 공유하며 아름다운 공존을 만들어 가야겠다.
소중한 사람이 있음으로 그리운 도시인 구미. 불빛을 뒤로하며 그 마음과 모습을 가슴에 담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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