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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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일에 기계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아버지의 노래는 잊혀져 갔다. 모내기를 할 때 소리를 길게 뽑아 내고 선창을 하시면 추임새 넣어 따라 하곤 했었다.
"초롱아 초롱아 영사초롱아 이모방에 불 밝혀라. 너도 눕고 나도 눕고 저 불 끌 이 누가 있노."
물가에 아내와 여동생이 빠지면 누구먼저 건질래 하신다. 아내는 새로 얻으면 되지만 혈육은 잃어버리면 다시 얻기 힘드니 형제 자매간의 정을 되새기신다. 하지만 노래는 아내먼저 건져 여동생은 죽었다고 한다.
"낭창 낭창 저 절벽 끝에 무정하다 울오라바(우리 오라비여)! 나도 죽어 저승 가여 낭군 님부터 섬겨보자"
이제는 노래를 다 기억하지 못하신다. 세월 속에 모두 묻어버리신가 보다. 많은 이야기가 노래 속에 들어있고 솔직한 감정들이 민요조로 표현되어 있었다.
"유월이라 두 달인데 (윤달) 첩을 팔아여 부채사고 동지섣달 설 한 풍이 닥쳐오니 첩 생각이 절로 난다."
여름에는 더워서 부채사고 팔았던 첩이 동지섣달 추고 긴 겨울에는 첩 생각이 절로 난다. 훗! 하! 하! 하! 웃음이 절로 나온다.
힘든 농사일, 상여메고 갈 때 해가 바뀌고 정월 대보름이면 막걸리에 풍물장단 맞춰 부드던 노래는 그렇게 잊혀져 가고있었다. " 초롱아 초롱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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