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수채화를 그릴 시간입니다

마주보기

1. 마지막은 처음을 의미한다. 네가 내게 다가왔듯이 내가 네 곁을 떠나 왔듯이 2. 망설임으로 네게 향하는 시간이 더디어 진다. 문득 스쳐 지나는 사람 속에 네 모습을 만난다. 정작 일어나는 슬픔은 힘들어하던 네 뒷모습... 3. 하루, 이틀, 한달... 시간은 계속 흐른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널 기다리지만 어리석은 자존심으로 다가서지 못한다. 4. 비가 내린다. 하늘에서 먹구름 속에서. 약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네 생각을 하면 슬퍼진다. 5. 음악이 흐른다. 슬픈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마음으로 지는 노을을 바라본다. 6. 너는 내게 편안한 휴식을 원했고 난 네게 따스함을 바랬다. 어긋나 버린 기대는 급기야 헤어짐으로 이어졌다. 7. 어둠에서의 탈출이다. 밝은 빛이 쏟아진다. 영화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풍경. 네가 보고 싶다. 8. 낯선 도시, 낯선 풍경. 매캐한 도시 공기가 바람에 묻어온다. 하루의 일이 끝나 돌아온 밤의 고요. 문득 떠오르는 너. 9. 서로가 모르는 마음의 상처로 더욱 큰 아픔을 남긴다. 조금만 더 참고자 하지만 스스로 일어나는 화는 ? 10. 말하고 싶었다.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하지만 너의 말은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11. 너는 평행선이기를 원했고 나는 하나의 선이기를 바랬다. 결국 우리는 교차 선이 되었다. 12. 무엇을 줄수록 한없이 비워지는 마음. 허울좋은 단어로 서로의 모순 점을 감추려 했다.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13. 엇갈려 버린 만남을 아니 스스로 만든 헤어짐을 돌이킬 자신이 없다. 네가 내가 아님으로 절망은 시작되었으므로- 14. 만나서 헤어질 때는 언제나 허전함을 느꼈다. 그 것은 네게 바라는 따스함이 없었기 때문일까 ? 15. 지금 다시 만나면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짜증나리만큼 무관심해질 수 있는 너를 받아 안을 수 있을까.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16. 흠칫 놀라 커튼을 치는 사람. 이슬비 내리는 거리에서 외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네가 없는 시간에 유혹이 너무나 많이 있다. 17. 바람이 잠시 나뭇가지에 머물 듯이 너 또한 필요할 때만 찾는 이. 나는 휴게소가 아닌데 지친 네 날개를 쉬었다 날아가곤 했다. 18. 언제 나가봐도 어려운 인연. 그 속에서 항상 실수투성이가 된다. 무척이나 잘 하고 싶은데... 19. 더 큰 아픔을 안고 갈 자신이 없어 조그만 슬픔을 택했다. 친구 사이에 미안하다는 말은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 안 한다는 것. 죄인처럼 미안하다고 말할 때마다 너는 나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20. 만날 때 조병화님의 "공존의 이유"를 생각하고 헤어질 때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을 떠올리는 것은 삶이 내게 준 추억 때문일까. 21. 긴 침묵이 끝난 후의 약속. 설레는 가슴으로 차가운 공기를 가른다. 지나버린 시계바늘을 보며 절망은 시작되고 기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슬픔은. 22. 또 다시 스쳐지나 버렸다. 언제나 파괴되는 나의 城은 사라지고 있었다. 떠난다는 기약을 알기에 네 앞에 섰다. 자신은 없었지만... 23.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네 모습을 비추고 난 잠시동안 장님이 되었다. 가슴 아픈 말은 서로의 가슴에 묻어두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여운을 남겼다. 24. 찻잔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지침은 헤어짐의 시간을 향하여... 그대로 떠나보낼수 없었기에 오늘을 '너의 날' 로 정하였다. 25. 주홍색 장미 한 송이로 너를 만나 축제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서로의 기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들이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26. 달아오른 얼굴을 마주보며 오해를 하나씩 풀어갔다. 어둔 밤거리에서 너를 안음으로 보내야 했다. 27. 망설임을 돌려 겨울 바다를 향해 갔다. 가슴까지 스며드는 찬바람. 잔잔한 밤 바다위로 별이 빛났다. 28. 같은 곳에 없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가슴이 비어질 수 있는 걸까. 오늘도 우편함을 들여다보며 비어진 공간만큼 허전함을 느낀다. 29. 오늘은 오늘은 하면서 너를 기다린다. 지금 어둠 같은 침묵이 흐르고 있다.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가 이렇게 궁금해하는데... 30. 뜻밖에 알아버린 네 소식. 끊임없이 무너지게 하는 너. 가까이 가려해도 저만치 있기에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망부석이 되어 간다. 31. 네가 떠난 후 계속된 겨울. 천 일이 훨씬 지나버린 지금 눈이 내린다. 아직도 남아 있는 너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가 보다. 이제는 버리고 떠나야겠다. 내 마음속의 아름다운 너를. 32.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연이라면 헤어짐에서 만남으로는 운명일까. 사진 속의 너는 처음 만날 때처럼 미소짓고 있는데 현실 속의 너는 그 미소마저 잊고 있나보다. 33. 세월 속에 이제는 보내야 한다. 긴 시간을 함께 한 네게 감사한다. 너를 사랑한 나를 나를 사랑한 네게 보낸다. 마주보는 둘이 되어 기다림을 마치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