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잘게 부딪히는 눈.
작음으로 모여 크게 감싸안은 하얀 세상.
말라비틀어진 고목가지도 따뜻하게 감싸고
더럽혀진 영혼까지 순백으로 칠한다.

높은 산에 오를수록 거센 바람.
흘러내리는 땀까지 싸늘히 얼어붙는다.
지친 숨 돌리고 바라본 하늘이 푸르다.
하늘처럼 소나무처럼 푸르고 싶다.

눈 얼음길에 미끄러져 구르고 넘어진다.
부드러움 속에 감추어진 차가움.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거짓과 함정이 있을까.
자연은 진실로 아름다움이다.

부딪혀 깨어지는 가운데 배우는 삶.
외로움을 일찍 안 대가로 계속된 그리움.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영혼이기를
작은 가슴이나마 활짝 열어 세상을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