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공존을 꿈꾸며
무덥고, 갑갑한 대기를 가르고 소나기가 내린다. 잊고 있었던 먼 옛날의 기억처럼
창문을 두드리고, 늘어져 있던 잎에도 싱그런 미소로 인사를 하고 있다.
새삼 망각할 것도 없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들이 잃어버린 것보다 더 큰 부분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회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운데
진정 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가야하기에 바람 부는 날에는 여행을 꿈꾼다.
가벼워진 마음보다 더 많이 변해버린 군상들 앞에서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아직도 그들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비속에 바람이 묻어오고, 풍경이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전한다. 빗소리가 가늘어지면
세상의 소음이 빗속을 가로질러 귓가를 어지럽힌다. 살아있음으로 느끼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하면서 지금도 다가서지 못하고 헤매고 있을 외로운 영혼을 위해 촛불을 켜고 기도한다.
사랑하게 하소서.
사랑 속에 행복하게 하소서.
빗소리가 커지면 마음속의 간절한 기도 더욱 큰 공명이 되어 영혼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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