牽牛와 織女가 만나는 날 비 내리고
칠월 칠석.
은하수 젖줄이 길게 늘어진 하늘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시작된 이별과 만남 속에서
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아있는 걸까.
사랑이란 것이 어떠한 것이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서로에게 충실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사랑이어야 함을.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사랑으로 스스로를 불태웠으며
견우와 직녀는 긴 기다림의 강을 만들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지식이 氾濫하는 지금에는
사랑이란 이름의 상품이 유령처럼 假飾의 탈을 쓰고 속이고 있다.
기다림과 희생이란 말이 사라진 결혼생활에는 불신과 상처
그리고 이혼이란 이름의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옛날이야기는 모두 만나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고 한다.
견우와 직녀도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았다면 행복하게 살았을까?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고 配慮하며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가진
행복하게 살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갈수록 이혼율이 높아지고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독신자가 늘고
자신의 삶을 찾는 외로운 영혼이 떠도는 도시는 쓸쓸하다.
견우와 직녀가 만나서 즐거운 모양이다.
비오던 하늘에서 해가 비치고 바람이 부드럽게 부는걸 보면.
시간이 좀더 흐르면 헤어져야 하지만 인연이란 輪廻하는 것임을
서로가 잘 알기에 다시 기다림과 그리움의 시간으로 돌아가겠지.
오늘은 까마귀와 까치가 烏鵲橋를 만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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