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心
어리석음이란 것은 쉬 깨우쳐지지 않는가 보다. 자제하고 조심하면서도 불쑥 찾아오는 상황에서 같이 화내고 싸우고 하는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낀다. 사람이 사람을 오해하고 시기하고 미워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 줄을 알면서도 넉넉한 마음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 빠른 것으로 가는 지금 주위의 풍경을 바라 볼 수 없게 되었다. 추수가 한창인 들녘도 단풍이 물드는 산도 보지 못한 채 어둡고 탁한 도시의 한가운데서 유혹하는 불빛에 이끌리고 있다. 안으로 안으로만 갇혀 가는 영혼들을 달래 줄 것은 보이지 않는다. 사랑이라고 한다. 그 사랑을 찾지 못한 사람들의 어지른 방황이 거리를 채운다. 맘속에 그리운 사람을 담고 가을 하늘을 푸르게 채색한다. 살아 있음으로 만나고 헤어지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