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아침에 깨어
알람소리에 심연 속의 의식을 일깨워 스위치를 누르고
다시 몸은 무너지고 더욱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창에 부딪히고 문틈으로 들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느낀 것은
아침이 아닌 정오를 향한 시간이었다.
피곤했던 몸이 많이 가벼워진 것을 느끼며
커튼을 치고 창문을 열면 차단된 소음들이 몰려들어 온다.
낮은 소리로 "shine" 영화음악을 들으며
책상 위에 붙어있는 노란 메모지의 해야 할 일을 바라본다.
가끔은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바라보는 것도 필요하다.
큰 흐름이 반드시 善이라 할 수는 없으며 내 삶일 수도 없으니까.
문명의 발전속도가 가속화 되어가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이 비포장 길에서
쭉뻗은 도로로 나왔을 때 조금씩 속도를 높이는 것처럼.
60,70,...,100,...,130,......
장애물을 뚫고 하늘로 비상하는 그들과 함께 새들의 날개짓.
소수에 의해서 다수의 삶이 파괴될 수 있는 현재의 모순과 무지.
비행기 날개가 푸른 하늘을 찢고 지나가고
하얀 구름이 상처처럼 긴 선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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