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으며
책을 보면서 사랑을 그려보았다.
만화를 보면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바랬다.
영화를 보면서 수채화처럼 맑고 노을처럼 따스한 사랑을 꿈꾸었다.
사춘기가 되면서 설레는 감정에 잠못이루는 것이
사랑인 줄 알았다.
고교를 졸업하고 낯선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했다.
군대가서 그리움과 기다림이 겨울의 눈처럼 흩어져
아픔으로 쌓이는 것을 보았다.
복학을 한 후 세월의 무게에 지쳐 가는 영혼들 속에
체념이란 무거운 늪을 느꼈다.
무덤덤해진 마음으로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에 대한 가면을 벗었다.
자신을 속인 이야기들이 허상들과 함께 사라지고 있다.
"불씨"라는 노래를 좋아했었다.
하모니카를 불때면 언제나 먼저 연주하곤 했다.
오래 전에 부서 버린 후 노래도 사라졌지만...
겉으로 웃고 있으면서도 내면은 노을 빛이다.
가면을 벗으면 또 다른 가면이 나타나고....
양파 같은 어지른 眞我를 닮은 자아들.
불이 일어난다.
불태워도 소멸되지 않는 금강이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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