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동장(秋收冬藏)
빛깔을 가진다는 것은
안으로 성숙하여 밖으로 나타남이다.
향기를 가진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게 한다.
여러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하여
자신이 뿌리고 가꾼 대지의 기운에
하늘의 기운이 조화한 결실(結實)을 거두어들인다.
길게 늘어지는 석양(夕陽)의 그림자로 겨울이 스며들지만
메마르고 차갑게 얼어붙은 땅에도 봄의 기운 싹트고
잎을 떨군 나무들의 싹틔움이 있음이다.
계절은 단절이 아닌 순환이기에
다리의 역할과 자신의 모습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바르게 이치에 맞게 나타나면 순행(順行)이고
거꾸로 뒤집어지면 역행(逆行)이다.
상생(相生)의 시대는 모든 것이 풍요롭고 평화롭지만
상극(相剋)의 시대는 전쟁과 고난이 깜깜한 절망의 나래를 펼친다.
혼돈(混沌)에서 태극(太極)이 나타나고
태극(太極)에서 천지인(天地人)이 생겨난다.
천지인(天地人)에서 팔괘(八卦)가 분화되며
다시 육십사괘로 여기서 변화하여 천지 만물이 생겨났다.
그 기운들은 순행 혹은 역행을 하면서 그 자리를 물려주고
준비된 이치대로 이루어지고 있다.
생성(生成)되면 성장(成長)하고
퇴화(退化)되며 소멸(消滅)된다.
그 기운이 흥(興)하면 쇠(衰)하는 것은
가을의 따가운 햇살이 날카로운 바람에 식어 가는 것이고
처음은 미미(微微)했으나 주재(主宰)함은
얼어붙은 땅을 녹이는 봄의 기운이 겨울 속에 감추어져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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