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回歸)
순수한 하얀 꽃잎 바람에 떨어집니다.
노란 별이 우수수 대지를 뒹굽니다.
꽃샘추위가 서둘러 봄을 알린 꽃들을 거두어갑니다.
1998년.
대한민국은 혼란스럽습니다.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 꾀없이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가정을 이루고 그들을 위해 세상 속에 자신을 던졌으나
버려진 그들을 감싸안아 줄 마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술을 아주 많이 마십니다.
지하철에서 기차역에서 허름한 여관에서
아내의 이름과 자식들의 이름을 부르다 잠이 듭니다.
하루하루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들은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바르게 다스리는 곳에서는 힘겨루기가 한참이고
타락할 대로 타락해버린 그들에게 더 이상 실망을 느낄 수도 없고
비난할 기운조차 없이 한숨만 늘어납니다.
그러나 주저앉지는 않습니다.
화려한 비상은 아니더라도
다시 일어서 가정으로 돌아갈 겁니다.
서로를 다독거리며 잡초보다 질긴 생명력으로
스스로가 뽑은 이들이 망쳐놓은 세상을 살아갈 겁니다.
의롭고 바른 이들이 다스리는 날이 오면
하얀 미소 맑은 웃음을 띄우며 세상의 빛이 되리라 믿습니다.
긴 여행 속의 고난을 겪고있을
그들의 건강과 소망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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